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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짱 된 외고 여학생 '나만의 노트' 덕 봤다 -제10회 KBS한국어능력시험 청소년 등급 수석- 2008.06.23 13:06  Hit:350


한국어짱 된 외고 여학생 ‘나만의 노트’ 덕 봤다 [조인스]

 

“동생 언어치료에 도움”… 김지혜양의 스토리

영어과 학생이 국어경시대회에서 1등을 했다. 지난달 치러진 제10회 KBS한국어능력시험에서 925점(990점 만점)을 받은 김지혜(18·명지외고 3년)양이 주인공. 영어 전공인 김양의 국어 몰입엔 남다른 절실한 사정이 있었다.


  김양에겐 보물이 있다. 중 1때부터 만들어 온 ‘나만의 국어노트’다. 학교 등에서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모르는 어휘는 사전을 찾아 뜻을 일일이 적었다. 친구들이 “웬 시간 낭비냐”고 놀렸지만 흔들림없이 6년간 공들여 작성했다. 25권이나 되는 노트를 보면 뿌듯함이 가슴에 차온다. “노트 한 권이 다 찰때마다 기분이 어찌나 좋았던지 몰라요.”
  김양은 초등학교 때부터 읽고 쓰고 토론하는 걸 좋아했다. 영어자격시험으로 치자면 읽기·쓰기·듣기·말하기 등 4개영역을 섭렵한 것이다. 그림 그리기도 좋아했지만 입시 미술에 쏠리는 게 싫어 일찌감치 그만뒀다. 입시 위주로 진행되는 중학교 수업에 흥미를 잃어갈 즈음, 우연히 한 학원에서 ‘나에게 맞는’ 수업을 듣게 됐다. 신문을 스크랩하고 그것에 대해 토론하고 독후감이나 논술을 쓰는 것이었다. 공부한다는 생각없이 즐기면서 배울 수 있었다.
  그렇게 국어를 좋아하던 김양이 외고엔 왜 갔을까. “영어도 잘 해보려는 생각이 조금 있었지만…. 공부 잘 하면 그냥 가는 곳으로 알았죠.” 영어 점수는 꼴찌였을지 모르지만 자신있던 국어·수학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합격했다. 외고를 다니면서도 국어에 대한 애착을 버리진 못했다. 영어 실력도 착실히 쌓은 덕에 3학년 들어 텝스나 모의고사 성적이 눈에 띄게 올랐다. 상위권 대학 진학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됐다.
  그러나 최근 김양은 진학 목표를 서울대 국문과로 정했다. 국어가 가장 자신있는 분야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가 숨어있다.
  남동생 영민(14)이 때문이다. 동생은 태어날 때부터 ‘유아경축’이라는 지적 장애 희귀병을 앓고 있다. 몇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꾸준하게 언어·놀이·행동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런 동생이 언어치료 덕에 눈에 띄게 호전돼, 현재 친구도 사귀고 의사·감정 표현도 잘 한다. “처음엔 동생이 부끄러웠어요.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미안한지 몰라요.” 좋아하는 국어 공부를 하면서 동생에게 도움을 줬던 언어치료를 연구했으면 하는 바람이 국문과를 선택한 배경이다.
  아버지 김성수(50·용인 기흥구)씨는 “지혜가 수학도 잘해 상경대에 진학하길 원했는데 다른 길로 가려는 것 같아 솔직히 아쉽다”면서도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인 만큼 앞으로는 격려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한국어능력시험 응시는 국문과 진학 결정에 따른 새로운 도전이었다. 김양의 국어 내공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우선 문제집을 풀어 보고 틀린 것을 정리한 후 이론서로 확인했다. 『한국사회 이슈 100선』(이슈투데이)을 통해 최신 시사용어도 철저히 공부했다.

프리미엄 최은혜 기자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한국어능력 시험 청소년 부문 수석 김지혜양 [조인스]

 

지도교사 “수행평가로 신문 읽기 한 것 도움됐다”

주위 친구들과 조금 다른 길을 걸으려는 김지혜양. 공부와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평소 김양의 학습 상담을 맡았던 최병수(38·명지외고 국어과) 교사에게 김양의 얘기를 들어봤다.

-김양의 국어 에 대한 관심은.
“수업 시간에 공부한 지문·어휘·어법을 시키지 않아도 꼼꼼히 정리한다. 본인이 좋아서 하는 것이다. 의심나는 어휘도 모두 그 뜻을 찾아 정리한다. 반에서도 국어부장을 맡고 있다. 지혜가 2학년이었을 때는 문학수업을 지도했는데, 발표 수업에서 시를 해석하는 시각이 탁월했다. 활용하는 어휘도 매우 다양해 눈에 띄었다.” 
 
-한국어능력시험을 준비할 때 지도는 어떻게.
“기출 문제집을 풀게 한 것 외에는 지도한 게 별로 없다. 지혜는 오래 전부터 국어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 와 좋은 성적을 얻을 줄 알았다. 평소 학교에서 수행평가로 신문 읽기를 한 것이 도움이 됐을 것이다. 이슈가 되는 기사를 골라 자기의 의견을 한 편의 글로 정리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글을 보면, 지혜가 남보다 더 공을 들여 작성했음을 알 수 있다.” 
 
-진로 지도는 어떤 방향으로.
“틈틈이 읽어볼 만한 책을 추천해 주고 있다. 기호학·언어학 등 전공과 관련된 개론서들이다. 언어 분야에 업적이 큰 인물에 대해 이야기도 나눈다. 진학 목표는 서울대 특기자전형을 생각하고 있다. 한 분야에 대한 오랜 관심을 중요시하는 전형이기 때문이다. 방학 동안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준비시킬 계획이다. 장점이든 단점이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도록 할 것이다. 한국어시험에서 상을 받은 것 자체보다 언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과정에 중점을 둬 쓰는 것이 좋겠다. 가족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오랜 학업 열의도 표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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