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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한국어능력시험 수험기

저도 벌써 아나운서가 된지 3년이 꽉 차 갑니다

KBS 아나운서가 되고 영광의 꼬리표(?)처럼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 중에 하나가 '아나운서 중 KBS한국어능력시험 최고 득점자'라는 겁니다. 저는 2004년 여름, 제1회 한국어능력시험에서 835점을 획득했습니다. 아마 전체 응시자 중에서는 0.2%정도 되지 않았나 하는 기억이 납니다. 사실 당시에 저는 언론사 인턴을 하고 있어서 다른 친구들보다 책상 앞에서 공부를 하는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게다가 시험이 끝나자마자 병원에 실려 갈 정도로 과로가 축적되어 있었습니다. 공부를 안 했다는 말이 조금은 재수 없게(?) 들릴 수도 있겠죠? 그래서 저도 시험 결과가 나왔을 때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왔으니까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KBS한국어능력시험은 벼락치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바로 제 경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비록 시험을 전후해서는 공부를 거의 하지 못했지만, 평소에 국어와 가까이 하는 편이었거든요. 물론 저도 사람이기에 말실수도 하고, 잘 모르는 것도 많지만 그런 제 습관들이 한국어능력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 제 평소 습관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책을 많이 읽으세요
대학교 때 여러 가지 경험도 많이 했지만, 책을 늘 가까이 했습니다. 그것이 어려운 철학책, 경제학책이든, 만화책이든 가리지 않았습니다. 흔히 'KBS한국어능력시험'이 단순히 표준어인지 아닌지 를 가려내는 시험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실제로 시험을 보면 다양한 문학 작품이나 신문 사설 등에서 지문을 뽑아내 독해력을 평가하는 부분이 상당합니다. 그래서 신문이든 뭐든 가리지 않고 읽는 분들이 아주 유리한 시험입니다.
생각을 바꾸면 모든것이 수험서가 됩니다
요즘은 '한국어능력시험'과 관련해서 KBS에서 발간하는 기출문제해설집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시험이 어떤 방식으로 출제될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1회 시험에 응시하게 되었습 니다. 실제로 KBS한국어능력

  • 책을 늘 가까이 했습니다. 그것이 어려운 철학책, 경제학책이든, 만화책이든 가리지 않았습니다.

시험지를 받아 들었을 때 '수학능력시험과 매우 비슷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대학교 때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능 언어 영역 과외 지도를 계속 해 왔기 때문에 수능 언어 영역에 임하는 자세로 담담하게 문제를 풀어 나갔습니다. 특히 듣기평가와 독해 부분은 문제유형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는 수학능력시험 언어 영역이나 KBS한국어능력시험이나 궁극적으로 자국어 능력을 평가한다는 기본 원리는 동일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출문제집을 통해 KBS한국어능력시험의 문제 유형을 익혔다면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있는 모든 것, 심지어 수능 문제집까지 수험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우선 듣기 영역을 풀 때에는 다음 영역 문제를 보려고 하지 말고 듣기에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만의 표준어 노트를 만드세요.

저도 전공이 언어학일지라도 모든 표준어나 표준발음을 알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아나운서 공부를 할 때는 실기 시험도 준비할 겸 해서 표준어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KBS한국어능력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아나운서 지망생으로서 기본적으로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고 할까요? 커다란 노트에 표를 만들고 왼쪽에는 방송 진행자의 말을 쓰고 오른쪽에는 맞는 말이나 부가 설명을 써 놨습니다. 저는 주로 주말에 두 시간씩 컴퓨터 앞에 앉아서 KBS 홈페이지에 들어와 다시 보기나 다시 듣기를 통해 TV진행자나 라디오 진행자의 말을 유심히 듣다가 의심나는 단어나 어법이 있으면 다시 인터넷 검색창을 통해 이게 맞는 말인지, 틀렸다면 뭐가 맞는 건지 메모해 두었습니다.

아나운서 지망생들은 주로 뉴스만 많이 보시는데요, 뉴스를 보더라도 앵커 멘트만 듣지 말고 리포트를 듣다 보면 생소한 말인데 표준어인 말이나, 아니면 잘못된 말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프로그램도 도움이 됩니다. 또 예능 프로그램이나 라디오 프로그램은 '입말'을 구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잘못된 말이 무척 많습니다. 아나운서의 또박또박한 말만

하는 모니터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잘못된 말은 왜 잘못됐는지, 알고 넘어가는 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잘못된 자막도 왜 잘못된 것인지 알고 넘어가면 다음에 절대 안 틀리겠죠? 실제로 KBS한국어능력시험 듣기 평가에서는 실제 방송이 예문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거든요. 꼭 한국어 능력시험을 위해서가 아니라도, 아나운서를 비롯한 언론사 지망생이라면 이러한 습관이 방송도 모니터할 겸,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아나운서가 된 다음에도 저의 한국어 공부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늘 국어를 접하고 바른 우리 말을 사용하려 하지만 모르는 것도 많고 실수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우리가 자주 쓰는 말을 억지로 모두 교과서적인 말투로 바꿔서 말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방송인으로서 고민도 자주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고민도 한국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고 나서 해야 하는거겠죠?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서 한국어 시험을 보시는 분이나, 아니면 다른 직업을 원하시는 분이나 여러분이 한국어능력시험을 보는 여러 가지 목표가 있을 것입니다. 그 목표를 위해서 KBS한국어능력시험이 소중한 징검다리를 만들었으면 좋겠네요. 저의 부족한 경험담이 여러분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8년 5월 어느날